언제나처럼 자비에 돌란의 영화는 강렬하다.
스토리도, 이미지도, 음악도..
무엇보다 인물들을 가두고 있는 '정사각형'의 프레임이 인상적이다.
제한적 상황에 몰려 있는 엄마의 감정상태를,
세상을 제한된 시각으로 밖에 보지 못하는 아들의 정신상태를 ,
상당히 효과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영화 말미에 가면 그런 제한된 시각은 희망의 시각이기도 하다.
어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긍정하려는 엄마,
어떤 경우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엄마의 시각은
마치 보편적인 판단력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특별해 보인다.
영화 후반, 엄마가 상상하는 행복한 미래의 이미지들을
직사각형의 넓은 화면으로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이 실현될 수 없는 미래에서만,
엄마의 시야는 정사각형의 답답한 틀을 벗어나 넓은 직사각형으로 확장된다.
형식적으로, 돌란은 천재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프레임의 유희 뿐 아니라, 카메라 움직임, 편집, 사운드 등에서도 정교한 컨트롤과 파격적인 실험을 골고루 보여준다.
음악은 왕가위나 거스 반 산트의 영화에서처럼 그의 영화들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적인 언어로 기능한다.
영화의 다른 어떤 표현 수단도 전달하지 못하는 감정과 감성, 욕구를
음악만의 고유한 표현력으로 전달한다.
감성적이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들...,
따뜻하지만 결코 거리를 좁히지 않는 냉정한 시선...,
터질듯한 포화상태와 폭발적인 파열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감정의 곡예...
너무 영리해서 푹 빠져들긴 어렵지만,
그래도 자비에 돌란의 영화들이 특별한 매력을 지닌 건만은 분명하다.
극장을 나오면서, 헐리우드 영화와는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낀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어쨌거나 속이 후련해지는 그 경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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