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6일 금요일

<도쿄 소라 Tokyo Sora> (2002) - 이시카와 히로시

 
 
 '도쿄 하늘 아래 사는 여섯 여자의 이야기'라는 영화 포스터 설명에서 더 뺄 것도더할 것도 없는 영화.
각자 다른 일을 하고, 다른 환경 속에 사는 여섯 여자의 이야기가 아슬아슬하게 겹쳐져 있다.
그리고 정말 아슬아슬하게전혀 관계 없는 여섯 여자의 삶이 잠깐씩 만났다가 다시 흩어진다
유명한 cf 감독 출신답게 감각적이고 독특한 화면 구성이 돋보인다. 

 
 
 
'도쿄의 하늘'을 뜻하는 영화 제목은 다분히 역설적이다.
영화는 도쿄의 모습도, 도쿄 하늘의 아름다움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인물들의 답답한 삶에 가끔씩 끼어 있는 하늘 조각들이 전부.
사실 인물들이 일본어를 써서 배경이 일본일 거라고 예상할 뿐, 일본인지 아시아의 어느 도시인지, 도쿄인지 일본의 다른 어느 도시인지도 분간하기 힘들다.

  
 

어쨌거나 영화 속의 도쿄는 답답하고, 흐리고, 건조하고, 적막한 공간들을 모아놓은 무성의한 구조의 집합 같다
불친절하게 잘린 그 공간들 속에서 담담하게, 쓸쓸하게 살아가는 여자들.
쓸쓸함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여자들...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침묵'이다.
영화 속에서는 침묵이 대사보다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하지만 그 침묵 덕분에, 인물들의 입을 통해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인물들의 머릿속이나 가슴속에서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들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된다.
이미지가 스스로 말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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