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2일 목요일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Vicky Cristina Barcelona>(2008) -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그리고 하비에르 바르뎀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우리말 제목은 사실 상당히 깨는 편이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니..,!
가끔은 홍보담당자들의 상투적인 감각들이 실제 관객 수요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때가 있다.

이 영화의 우리말 제목은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했어야 했다.
아니면 적어도 바르셀로나를 집어넣던가.
여전히 스페인이 대세인걸 모르나...?ㅎㅎ
 
원제목 대로 갔더라면, 적어도 스페인에 대해 환상이나 동경을 품고 있는 관객들을 좀 더 끌어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우디 알렌, 바르셀로나, 스칼렛 요한슨,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이들의 조합만 제대로 홍보했어도 관객이 좀 더 들어왔을텐데..
  

 
 
스페인 남부지방을 상징하는 적갈색.
무엇보다 영화 내내 배경이 되어주는 다양한 건축물들의 적갈색이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스페니쉬 기타의 음악도 감미롭고..
한 여름 밤과 낮 동안의 꿈 같은 영화 이야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흘러간다.
 
우디 앨런과 홍상수는 자기가 아는 사랑과 자기가 아는 관계만 그린다.
그래도 홍상수에 비하면  우디 앨런은 인간관계, 사랑의 방식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편이다.
자기가 잘 알고 있고 선호하고 있는 관계 유형을 분명히 드러내지만,
다른 유형의 관계들도 적절히 제시하면서 한 편의 영화 안에 다양한 관계유형들이 공존하게 만든다.
이런 관계, 저런 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도 서로를 반사하며 서로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재주...
이 재주는 결코 홍상수가 갖지 못하는 비범한 재주다. 
 
 
 
바르셀로나와 카탈루냐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낯선 장소에서의 낯선 사랑, 또 누구나 한번쯤 일어나길 바라는 파격적이고 일탈적인 사랑...
 
다 좋았는데.., 미국인들에게는 스페인이 단지 낭만적 일탈의 땅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딱히 아니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곳에도 나름의 삶과 시간이 있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스칼렛 요한슨과 페넬레페 크루즈보다 카탈류냐 지방의 풍경이 더 아름다웠고,
카탈류냐 풍경보다 바르셀로나의 화가 역을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의 변신이 더 인상적이었다.
첫 장면부터 포도주색 셔츠를 입고 등장하는, 퇴폐와 열정과 자유와 낭만의 화신 같은 남자... 
도대체 이 남자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그 무시무시한 살인자가 맞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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